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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 신진도항 오징어 내장 통구이 맛보다!

충남도청 2020. 9. 17. 12:00

 

 

태안반도 신진도항 오징어 내장 통구이 맛보다!

물오징어 내장 직화 통구이

 





오징어를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회가 대표적이고, 반만 말린 피대기를 구운 것, 완전히 말린 것, 삶아 먹는 숙회, 무침, 순대 등 다양하다.

각각의 먹는 방식에 따라 맛과 느낌은 사뭇 다르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먹는 방식이 다를 듯하다.
  
오늘 도민리포터가 추천하는 오징어 먹는 방법은 통구이다. 통구이도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물오징어를 양념해서 석쇠에 굽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진한 양념맛으로 오징어를 먹는 것인데, 그야말로 '오징어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두 번째 방법이 중요한데, 이 방법이 오늘 도민리포터가 포스팅하는 글의 주제다. 물오징어 '내장 직화 통구이가 오늘의 핵심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내장째 버리지 않고 먹기 때문에 싱싱한 활오징어, 즉 수족관에서 힘차게 물 뿌리며 성질 부리는 녀석만이 내장 직화 통구이를 할 수 있다. 선어, 즉 죽어서 냉장고에 있는 오징어는 내장 통구이에 부적합하다. 내장의 신선도가 살아있을 때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징어의 내장 통구이는 가장 신선한 오징어를 써야 하고, 오징어가 잡히는 계절인 6월초부터 10월초까지만 가능하다.
  
그런데 왜 굳이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구워먹는 걸까? 그건 내장이 '맛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초원에서 초식동물을 잡아 먹는 육식성 포식자가 먹잇감을 잡아서 가장 먼저 먹는 부위가 바로 내장이다. 부드럽고, 영양 많고 맛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도 소와 돼지를 잡으면 내장을 모두 먹는 것처럼.
  
한 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게 오징어 내장 통구이다. 그래서 오징어 맛을 아는 사람들은 오징어를 살아 있는 상태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여름을 기다리는 마니아들이다. 오징어를 내장째 구워먹기 위해서다.
 
오징어 내장 통구이는 석쇠를 이용해 숯불구이를 하는 게 기본이다. 연탄불도 좋고, 장작불도 좋고, 요즘은 번개탄이라 부르는 착화탄도 있으니 오징어 구이는 어려울 게 없다.
 
다만, 살아 있는 오징어를 사다가 집에 돌아와 이런 식으로 구워 먹는 게 쉽지 않으니 현지에 가서 수족관에서 막 꺼낸 팔딱거리며 '승질' 부리며 먹물 쏴대는 그 놈을 직접 잡아 바로 구워먹는 내장 통구이. 그게 진짜다.
  
날이 추워져 오징어잡이가 끝나기 전, 내장 통구이 오징어를 먹으러 충청남도 서해 태안반도 신진도항으로 가 보자.
 


저기, 오징어잡이를 나갔던 어선 한 척이 만선의 기쁨을 안고 부두로 들어오고 있다. 7~8월 한여름 신진도항에서는 하루 100여 척 가량의 오징어잡이 어선이 출항한다고 한다. 어획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30~40톤 정도였다는데, 이제는 날이 선선해지면서 오징어잡이도 막판 피치를 올리고 있다.
  


부둣가에 정박해 배안의 살아 있는 오징어를 하역한다.
  


펄떡펄떡 뛰는 오징어를 배 밑창에 가득 담아 산 채로 싣고온 뒤 이렇게 뜰채로 마릿수를 세어가며 건져내 육지로 올린다. 이것을 거대한 수조차에 싣고 전국 각지로 흩어진다.
 
태안의 오징어는 쫄깃한 식감이 강하고 맛이 좋은데다 수도권까지 거리가 가까워 빠른 운송으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태안 일원뿐만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의 수산물 판매점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위판가격은 당일 수확량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으나 보통 박스(20마리)당 45,000원선이다.
  


올 여름은 비가 많이 와서 장사를 못하는 날이 적잖았지만 그래도 주말과 날이 좋을 때는 손님들이 좀 찾아와 주었단다.
   


오징어를 원산지에서 맛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특히 7~8월 오징어 채낚기가 본격 시작될 때에는 산 오징어(활어) 어획이 늘어 근흥면 안흥항과 신진도항 일대가 활기를 띤다.
  


수족관에선 활오징어들이 가득하다. 이 친구들이야말로 수조차에 실려 몇 시간씩 달린 뒤 전국으로 가느라 스트레스 좀 받은 녀석들과 다르다. 즉 10분 전 배 안에서 막 나온 생물들이다.
  


물속에서 씽씽 헤엄치며 좋아라 놀고 있는 오징어를 횟집 사장님이 뜰채로 포획, 오늘 네가 우리의 입맛을 돋궈줘야겠다, ㅎㅎ.
  


그리고 요놈들을 은박지 랩으로 싸서 즉시 직화 위로 올려놓으면 모든 준비 완료.
  


잠시 후 은박지 랩 빈 공간 사이로 오징어 구워지는 향기와 김이 모락모락 오르며 익어간다.
 


그걸 꺼내보면 바로 이 모양이 나온다. 그리고 접시에 올려보니 비주얼이 솔직히 그다지 ‘뷰티풀’하지는 않다.
 


오징어 숯불 통구이를 먹기 위해 칼로 잘라 접시에 냈다. 역시 비주얼이 아름답지는 않다. 그러나 뭔가 끌리는 게 있다.
   


맛을 봐야 맛을 알 수 있는 법, 젓가락으로 집어 먹어 보니, 앗, 이 맛은 대체 뭐지, 이 환상적인 고소함은 뭐란 말인가 싶다.
  


내장과 함께 구워져 구수하면서 향긋한 냄새가 난다. 그리고 쫄깃쫄깃한 식감과 찐득하게 씹히는 오징어 육질의 이 맛은 가히 상상 이상이다. 굳이 ‘내장’이라는 표현보다, 오징어 통구이 그 맛이 오묘하다. 은박지로 싸기는 했지만 불위에 바로 구운 것이어서 화기(火氣), 즉 불맛이 죽여준다. 훈제의 느낌 그것이다. 또한 바다에서 갓 잡아온 녀석이라 별도의 소금양념도 필요없이 그 자체가 짭쪼름하다.
 
이 별미, 충남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전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