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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방학에도 학교가는 이유 문화나눔 프로젝트

충남도청 2016. 1. 21. 18:06



아이들이 방학에도 학교가는 이유 문화나눔 프로젝트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홍성아지매'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상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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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덕쿵따궁, 덩따따쿵따쿵'


겨울방학이지만 홍성군 금마중학교는 학생들의 장구소리로 가득합니다.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 일반인까지 다양합니다. 내년에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저희 아들 호연이도 요즘 장구의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어려운 장단도 곧 잘 따라 칩니다. 돌봄기간이 끝나고 집에서 심심하게 혼자 놀아야 하나 걱정했는데 방학동안 장구라도 배울 수 있다는 게 다행입니다.

호연이는 그림일기에 "장구 치는 게 힘들었지만 너무너무 재밌었다."라고 썼습니다. 집에서도 장구연습을 합니다. 호연이가 치고 있는 장구는 세살 생일 때 선물로 사준 겁니다.

5년이 지나서 이제야 장구가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설장구를 가르치는 조영석 우리문화전문연희단체 '꾼'대표입니다.

금마중학교 학생들에게 탈춤을 가르쳐 온 조 대표는 방학을 맞아 문화나눔 프로젝트로 설장구 기초강습을 열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진행됩니다. 조 대표는 강사료도 받지 않고 재능기부로 장구를 가르칩니다. 그는 탈춤을 배워오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장구를 가르치려고 했던건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놨다"고 말했습니다.


학생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폐교 위기까지 갔던 금마중학교는 아이들이 탈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활력을 얻었습니다.

지난해 초에는 전교생 19명 중 3학년 13명이 졸업하면서 재학생이 대폭 줄어 걱정했었는데, 올해는 18명의 신입생이 입학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해부터 입학생과 전학생이 늘면서 올해는 전교생이 30명을 넘을 거라고 합니다. 조 대표는 "이제 금마중학교는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금마중학교와 가까운 배양 초등학교를 다니는 호연이에게 "너는 나중에 홍성에 있는 중학교에 갈꺼야? 금마중학교에 갈꺼야?" 라고 물었더니, 금마중학교에 가겠답니다.

호연이는 큰학교보다 작은 학교가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탈춤은 힘들 것 같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네요. 5년 뒤의 일이니 어떻게 될 지 모르지요.


방학동안 설장구를 배우고 있는 금마중학교 1학년 엄연주 학생은 "처음에는 탈춤 기본기를 배울 때 힘들었지만, 하면 할수록 탈춤이 너무 재미있다"며 "방학 때 심심했는데 설장구를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합니다.

엄연주 학생은 설장구를 배우기 위해 폭설이 내리는 날에도 집에서 금마중학교까지 2km의 거리를 걸어서 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장구를 띠로 매고 서서 치는 연습을 했습니다. 풍물은 서서 쳐야 제 맛이지요.

가락에 흥을 맞겨 아래 위로 흔들며 오금질을 합니다. 탈춤을 배워온 형, 누나들에 비해서 호연이는 아직 뻣뻣하네요.

그래도 장구치는 가락은 흥겹습니다.


농촌은 작은 학교와 학생들이 전통문화를 배우며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은 참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