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보다 화려하다는 부여를 걷다 규암마을 한 바퀴 “당신의 발밑에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라는 제목의 책을 보는 순간, 둔기로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이 강렬했으나 ‘설마 그럴 리가 있나’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십 년 전쯤이나 되었으려나 부소산에 산벚꽃이 하얗게 피었을 무렵, 가 본 부여는 백제가 멸망하기 전 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왕들이 살았던 도읍지였다는 역사적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영락없이 쇠락한 시골의 소읍이었다는 느낌이 남아있는 내게 르네상스의 중심지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단테의 도시 피렌체라니 나가도 너무 나간 것 아닌가 싶었지만, 그래도 뭔가 있으니까 이런 제목을 붙이지 않았을까 싶어 이 겨울의 끝자락 금강을 따라 부여로 가는 651번 지방도를 달린다. 스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