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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리포터

"입하 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

충남도청 2023. 5. 22. 12:00

 

"입하 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

24절기 이야기 (입하/立夏)


▲ 모

농사는 우리 민족의 근간이었고, 일이 아닌 생활이었음을 다시 생각해 본다..
또한, 농사 시기를 맞추는 데에 절기를 빼놓을 수 없으니, 24절기 중 일곱 번째인 입하(立夏)가 지난 5월 6일이었다. 

▲ 이팝나무 꽃

입하(立夏, 여름이 시작하는 시기) 즈음에 하얀 쌀처럼 꽃을 피우는 나무라 하여 '입하 나무(입하 목)'이라 불리던 것이 '이팝나무'로 발음 되었다고 한다. 올해도 이팝나무는 하얀 쌀을 가득 얹고 피어나 눈을 즐겁게 해주는데, 이 나무의 꽃이 가득 피면 그해 농사가 풍년이라는 농부들의 기원을 담은 속설도 전한다.

▲ 숲길

입하 때가 되면, 봄의 기운은 물러나고 산과 들이 푸르러지며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게 된다.
못자리에는 벼의 싹이 터서 쑥쑥 자라고, 논과 들판에 올라오는 어린 쑥을 뜯어 쌀가루와 섞어서 쑥버무리를 해 먹는 세시 풍속 또한 전한다.

동네 산책 중에 생각난 입하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 온양 4동 인근

많은 비 예보 속에 시작된 하루는 마른 대지를 어루만지며 적셔가기 시작한다.
금방 폭우가 쏟아질 듯하지만, 우리 지역은 큰 비 피해 없이 단비라는 선물을 받은 연휴였다. 

▲ 어린이날 (장영실 과학관)

어린이날(101주년) 오후에 아산 장영실 과학관에는 비가 잦아들었지만, 준비한 어린이날 행사에 비하여 한가함이 느껴진다.

<과거 중국 달력을 사용하던 시기, 우리나라 날씨와 맞지 않아 농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세종대왕은 우리 날씨에 맞는 달력의 필요성을 느꼈고, 장영실은 우리 달력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혼천의, 간의대, 자격루와 앙부일구 등을 만들었다. 현재 사용하는 절기는 바로 이 기구들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 마른 논

가는 비가 뿌리고는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였는지 간간이 먼지가 날리는 논 사이를 걷는다.

▲ 물 대는 중

미리 물 대기를 하기 시작한 논도 보인다.

'마른 논에 물 대기'라는 말이 스친다.
요즘 세상 살이가 많이 힘든 데다가, 어렵게 일을 해 놓아도 그 성과가 미미하니 볼멘 탄식을 자주 뱉게 된다.
그래도 헤쳐 나가야 하겠지!

▲ 고들빼기 꽃

논 사이를 걷는 길가에 노란 고들빼기 꽃이 줄을 잇는다.

<고들빼기와 씀바귀는 피는 곳, 시기, 꽃 색깔까지 비슷하여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꽃과 수술이 모두 노란색이면 고들빼기이고, 수술이 검으면 씀바귀라고 구분해 보자.>

▲ 물 대기 완료

요즘은 펌프로 물을 퍼 올려 물을 대고 있지만, 과거에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의존하는 천수답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선조들의 지혜로움에 물을 다스리는 방법을 일찍 터득하여 농사에 이용하였으니, 그 위대함을 다시 느낀다.

▲ 흰뺨검둥오리

논이 마치 물가인 듯 한가로이 노니는 오리의 모습이 웃음을 준다. 아마 논을 갈고 나서 흙이 뒤집어지니 먹을거리가 생겼을 거란 생각이 든다.

▲ 모

어떤 논에는 벌써 모내기를 기다리는 모가 모판에 한가득 담겨 대기 중이다.
튼튼하게 자라 우리 식탁에 올라오라고 기원하며, 한 장 찰칵~!

▲ 노을

이틀 연속 내리던 비가 마른 논 여기저기에 물 대기를 마치고 노을에 비쳐 반들거린다.

▲ 써레질

입하 즈음 내린 비가 그친 아침, 멀리 보이는 풍경 속으로 풍요로운 수확을 기원한다.

"입하 물에 써레 싣고 나왔네~!"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유정민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