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향기 가득한 공주 고마나루 솔밭길
공주의 태동지라 불리는 고마나루를 찾았습니다. 금강이 유유히 흐르는 고마나루는 옛 강나루 이름이자 공주의 옛 지명입니다. 고마는 곰의 옛말로 웅진이며 큰 마을이란 뜻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고마나루는 송산리 고분 서쪽에 있는 금강변과 나루터 일대를 가리키는 말로 인간과 곰에 관한 전설이 전해오는 유서 깊은 명승지입니다. 신라 신문왕 때는 웅천주라고 하였고 경덕왕 때는 웅주라고 하였는데, 고려 태조 때 공주로 이름을 고쳐 오늘에 이른다고 합니다.
공주고마나루는 삼국시대 백제의 중심이자 국제적 교통 관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곳은 곰사당, 금강 6경 고마나루 솔밭, 고마나루 전망대 등이 있습니다. 먼저 곰을 모신 사당을 보기 위해 고마나루는 솔밭길을 향해 걸었는데요. 소나무 숲 바람에 실려오는 청량한 솔향기가 겨울 추위도 잠시 잊게 해 주었답니다.
솔밭길은 경사가 없어 뛰어다녀도 좋을 만큼 남녀노소 모두 걷기 편안한 길입니다. 호젓한 산책로 주변에는 오래된 토종 소나무가 거침없이 구부러져 운치를 더해주는데요. 이곳은 오래된 소나무와 금강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곰사당으로 오르는 솔밭길에는 아이들의 시선을 모으는 만화로 곰과 인간의 얽힌 고마나루 설화를 흥미롭게 풀어 놓았습니다.
솔밭길 따라 조금만 걸어 오르면 자그마한 곰사당이 자라잡고 있습니다. 금강에 빠져 죽은 암곰과 새끼곰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제를 지내는 사당인데요. 곰사당은 조선시대 향교의 대성전을 본떠 소박하게 건축했다고 합니다.
단출하게 지은 사당은 낮은 담장과 솔숲이 어우러져 신묘한 기운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1972년 공주 송산리 고분군 인근에서 발견된 화강암 돌곰상은 높이 34cm, 폭 29cm 크기였고, 현재 공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문을 열고 곰사당 안에 들여다보니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현대적 감각을 살린 심플한 곰석상이 놓여 있습니다.
곰사당 앞 마당에는 특이한 모양의 웅진단비에는 곰과 인간에 얽힌 고마나루 설화가 새겨져 있습니다.
공주 고마나루는 한 어부가 인근 연미산(燕尾山)의 암곰에게 잡혀가 부부의 인연을 맺어 두 명의 자식까지 두었으나, 인간 세상이 그리웠던 어부가 도망가 버리자 그것을 비관한 암곰이 자식과 함께 금강에 빠져 죽었다는 슬픈 설화입니다.
곰 사당을 둘러보고 고마나루 전망대를 향해 발길을 옮겼는데요. 고마나루 솔숲에는 450여 그루의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조선 후기에 조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솔밭 곳곳에는 전설 속의 주인공 곰 조각상을 만나게 되는데요. 아기곰 두 마리가 어미곰 품에 안겨 울고 있는 듯한 모습이 애처로워 보입니다.
고마나루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흥미로운 숨은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는데요. 마치 역사 교과서를 펼쳐 놓은 듯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역사 현장학습으로 이어집니다.
웅진 백제 시대에 고마나루가 금강역 나루터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웅진으로 천도한 백제는 금강을 통한 해상무역으로 풍부한 경제적 이익을 거두며 다시 한번 문화적 강국이 되었다고 합니다. 1971년 발굴된 무령왕릉에서는 백제가 신라 및 일본과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알려주는 국보급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솔밭길을 걸어 내려오면 고마나루 전망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탁트인 고마나루 전망대에서 조용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만도 마음이 평온해졌답니다.
고마나루 전망대 옆에는 웅진의 물의 신께 제사를 지내는 곳이라는 의미로 (熊津水神之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웅진단 제사는 처음에는 곰에 대한 제사였으나 점차 수신에 대한 제사로 성격이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웅진단 제사는 연 2회에 다른 산천제와 함께 한 번에 치렀는데, 세종실록에는 이 제사를 곰신이 아닌 용왕신에 대한 제사라고 기록하고 있고, 민간에서는 여전히 곰에 대한 제사라고 생각했으며,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분의 증언에 따르면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마을 사람들이 중진단에서 용굿을 드렸고, 곰이 좋아하는 도토리묵과 마를 올렸다고 전해집니다.
공주 웅진단터는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국가의 주관으로 금강의 수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장소입니다. 웅진단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의 문헌과 고지서에 확인할 수 있으며, 2011년 발굴조사 결과 고려·조선시대 기와 건물지 1동과 담장 시설이 확인되었으며, 제사에 사용되었던 분청 백자제기·기와·전돌 등이 출토되었다고 합니다.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넓은 모래사장과 잔잔하게 흐르는 금강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데요. 강 건너 연미산 중턱에는 전설 속의 곰이 살았다는 굴로 추정되는 곳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백제가 웅진으로 도읍을 옮긴 것이 475년이므로 고마나루 전설은 무려 1,500여 년간 전해지고 있답니다.
소나무 숲은 피톤치드가 아주 많다고 하죠. 솔향기 가득한 한적한 고마나루 솔밭길 거닐며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 힐링의 시간 가져 보시면 어떨까요?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가을하늘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도민리포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덮인 산사의 아름다움 (0) | 2023.02.10 |
---|---|
자연생태가 어우러진 아산 신정호 수변공원 (0) | 2023.02.10 |
산책하기 좋은 성성호수공원 (0) | 2023.02.09 |
가슴이 뻥 뚫리는 천수만의 설경 (0) | 2023.02.08 |
전통마을의 정취를 간직한 '아산 외암민속마을' (0) | 2023.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