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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옥의 멋을 간직하다...논산 명재고택

충남도청 2022. 4. 1. 13:00

전통 한옥의 멋을 간직하다...논산 명재고택


논산시 노성면에 위치한  명재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190호)은 솟을 대문도 담장도 없는 ...
산속에 포근히 묻혀 마치 따스한 어머니 품에 안겨 있는 듯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전면이 개방된 명재고택은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만든 가옥 구조라 나도 살며시 발자국을 남기고 왔다.

전형적인 시골길을 따라 가다 보면 조선중기 호서지방의 대표적인 양반가옥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네모 반듯한 연못 근처에 주차를 하고 선비길을 따라 올라가본다.

짚을 엮어 만든 초가집은 시골에서도 이젠 쉽게 볼 수 없는데...
비바람을 맞아 검게 썩은 낡은 지붕을 걷어내고 새로 이엉을 얹은 말끔한 초가집이 보인다.

한옥과 너른 마당의 장독대와 느티나무 3종세트가 있는 이곳은, 사진찍는 사람들의 단골 명소이기도 하지만 명재고택의 뷰포인트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언덕위에서 고택의 비밀을 말 없이 품고 있는  느티나무 (3본)는 수령이 400년에 가까운 보호수다.

명재고택을 찾은 이유가 느티나무와 어우러져 된장과 간장이 농익어 가는 장독대를 보기 위함이었다.
어느 누군가가 줄지어 늘어선 장독대의 전경을 보고...
'느티나무 아래 병사들이 가지런히 도열한 모습' 같다고 했다.

노오란 은행이 장독대와 바닥에 소복히 떨어져 있다.
잎을 모두 떨군 은행나무 옆으론 사당인듯한 건물이 보인다.

'장맛이 변하면 집안에 우환이 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느집이나 장을 중요하게 여긴 우리 선조들...
시어머니의 시어머니 또 그 시어머니가 알려주신 방식대로 담았을 셀 수 없이 많은 항아리들 중 어느 하나에선 300년 가까이 묵은 씨간장이 곰삭고 있겠지?

명재고택의 품격은  누마루에서 완성된다고 한다.
지금은 추운계절이라 모든 문이 닫혀 있지만...
문이나 창을 열면 사방이 열린 공간으로 변신해 정원과 저택 앞 자연 풍경이 방안 가득 들어온다고 한다.

지붕으로 덮힌 우물에서는 작은 관을 통해 맑은 물이 쉼없이 흘러내린다.
명재고택이 갖는 특별함중에 하나가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항시 용출한다는 우물(진응수)에 있다고 한다.
장을 담글때 물맛을 빼놓을 수 가 없는데 ...명재고택에서는 장을 담글때 이 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전형적인 상류층의 살림집이란말에 내부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명재선생의 후손이 살고 있는 곳이라 출입을 금해달라는 안내판을 무시할 수 없어 발길을 돌려본다.

명재고택은 부드러운 산봉우리를 등지고 앞으로는 직사각형의 커다란 연못을 두었다.
배롱나무가 붉은색을 토해내며 흐드러지게 피는 여름에 이곳을 찾으면 운치에 격을 더해 황홀경에 빠지는 곳인데...꽃구경은 한걸음 뒤에 있다.

네모 반듯한 연못에 조그만 섬이있다. 이곳에 고택과 함께 300여년의 세월을 보낸 배롱나무가 있다.
배롱나무는 매년 허물을 벗는다고 한다.
고택이나 서원등에 배롱나무가 많은 이유가 ...
선비들이 지난 일년 동안의 과오를 훌훌 벗고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뜻에서 심었다고 한다.

명재고택 왼편으로 노성향교가 자리잡고 있다.
향교는 각 고을마다 세워진 조선시대 교육과 교화를 담당했던 곳으로 외삼문, 유생들이 기숙하던 동재, 공부하던 명륜당, 내삼문, 그리고 대성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가보진 못하고 까치발로 담장 너머를 살짝 염탐해본다.

명재고택에는 사색의 길이 있다.
사색, 토론, 학문에 정진한 옛 선비들이 거닐던 길을 자연친화적인 산책길로 새롭게 조성한 길을 말하는데
시간과 체력을 안배해 자신에게 맞는 사색의 길을 선택해 걸어 보는 것도 나름 괜찮을 듯 싶다.  

 

명재고택은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녹아 있고 옛스러움이 묻어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사계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시간이 멈춘듯한 이곳에서 잠시 여유를 느껴보는것도 좋을 듯 싶다.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팅커벨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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