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계룡산 갑사에서 찍은 후투티의 육추일기
갑사에서 만난 여름철새 후투티
며칠 전 가까운 조류 사진작가 한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국립공원 계룡산지구 내 공주 갑사의 후투티 육추장면을 촬영해 보지 않겠냐며 정확한 위치를 알려 주었다.
아침 일찍 망원렌즈를 챙겨 갑사로 향했다.
1시간 30분 만에 갑사 경내 고목나무에 둥지를 튼 후투티를 만날 수 있었다. 후투티는 중부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는 여름철새로 머리에 난 깃털이 인디언들의 머리 장식과 비슷하다고 해서 인디언 추장새로도 불리기도 한다.
▲어미 후투티가 물고온 먹이를 둥지의 새끼에게 먹이고 있다
▲둥지 속의 새끼 후투티
▲고목나무의 둥지
이미 수십 명의 사진작가들이 먹이를 물고 오는 후투티를 향해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단풍이 아름다워 추갑사라 칭하는 갑사 주변은 신록의 푸르름으로 마냥 싱그럽다.
고목나무 중간 나뭇가지가 떨어져 나간 부분의 구멍에는 어린 후투티 한 마리가 먹이를 물고 오는 어미새를 눈이 빠지게 기다린다.
후투티 둥지가 예술이다. 이런 둥지를 택한 후투티의 예술적 감각에 놀라울 따름이다. 허나 후투티의 부리는 보기보다는 약해 직접 나무를 쪼아 둥지를 만들지는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저절로 만들어진 나무 구멍이나 딱따구리가 만들어 놓은 둥지를 빌려 쓰기도 한다.
이 후투티의 둥지에는 여섯 마리의 새끼를 부화하여 어제까지 다섯 마리가 이소하고 한 마리만 남았다는 게 자주 촬영하러 온 사진작가의 설명이다.
어미 후투티의 새끼사랑은 대단했다. 이소한 다섯 마리 새끼를 돌보랴, 둥지의 새끼도 돌보느라 어미새는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그래서 먹이를 물고 오는 시간이 길어 사진작가들은 지루하기만 하다. 간혹 딴전 피우다 삽시간에 왔다가는 어미새를 포착하는 찬스를 놓치기도 한다.
어미새와 새끼의 교감도 대단했다. 둥지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입을 벌린 새끼를 향해 날개짓으로 중심을 잡으며 정확히 새끼 입안으로 먹이를 밀어 넣어주는 어미새의 모습은 묘기의 수준이었다.
이제 곧 둥지를 떠날 여섯 번째 후투티가 먼저 이소한 형제들을 만나고, 험난한 야생의 세계에서 잘 견뎌내어 너른 세상을 훨훨 날며 내년에도 갑사 주변의 새로운 둥지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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