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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리포터

국제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오른 홍주식품의 팥장 이야기!

충남도청 2020. 6. 26. 12:00

 

 

 국제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오른 홍주식품의 팥장 이야기! 

 홍성 홍주식품의 팥장 

 



우리 속담에 사람들은 ‘콩으로 메주를 쒀도 안 믿는다’는 말이 있다. 이게 웬만큼 신뢰가 없는 경우에 이런 말을 하는데, 그 반대의 말로는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다”는 표현이 있을 법하다. 하지만 정말로 팥으로 메주를 쒀서 장을 담가 먹는 사람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렇다. 충청남도 홍성에 가면 팥으로 메주를 쒀서 먹는 사람, 그걸 팥장(팥醬)이라 부르는데 이를 통해 농가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
 



홍성군 금마면 충서로에 자리잡고 있는 홍주발효식품, 이 업체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홍주발효식품은 우리 콩과 쌀, 고춧가루 등을 발효시켜 황토방에서 직접 띄워 청국장, 된장, 고추장, 팥장 등 전통발효식품을 만들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홍주식품 이경자 대표가 팥으로 메주를 쑤기 위해 준비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경자 대표의 진면목은 따로 있다. 이 팥으로 쑨 메주를 이용해 지난 2017년 세계적 전통음식 보존 프로젝트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충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등재됐다는 사실이다.
 
맛의 방주는 소멸 위기에 처한 종자와 음식을 발굴 보전하는 음식문화유산 프로젝트다. 비영리 국제기구인 슬로푸드 국제본부에서 운영하는 것인데 이탈리아에 본부가 있다. 전 세계 150여 개국 회원 10만여 명이 전통음식을 지키기 위해 전세계 토속 향토음식을 발굴해 ‘맛의 방주’에 등록, 지정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산의 칡소도 등재돼 있고 예산의 집장, 태안 자염과 논산의 오계가 올라 있다. 세계적으로는 4300여 종이 맛의 방주 목록에 등재돼 있다.
 


▲이경자 대표가 메주를 쑤고 된장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종류의 콩들
 
현재 홍주식품에서는 이경자 대표의 손길을 거쳐 서리태로 만든 청태장(껍질 벗긴), 도토리로 만든 상실장(도토리 된장), 고구마로 만든 감저장, 더덕으로 만든 더덕 도라지장 등이 나오고 있다. 살림살이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물론, 대개의 주부들조차도 낯선 장류들인데 이경자 대표가 만들어 장류의 새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것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는 그 팥이다
 
팥은 흔히 보는 그 팥과 달리 좁쌀처럼 작다. 즉 팥장을 만드는 팥은 이렇게 작은 토종 팥인데, 이름은 ‘예팥’이라 부른다.
  


 
팥장은 팥과 밀가루로 도우넛 모양의 메주를 쑤어 말리는 일부터 시작한다. 콩과 백설기도 혼합시켜 발효시키면 볏짚 안에서 황곡균이 올라와 메주에 달라붙게 된다. 이때 백곡균, 황곡균, 홍국, 흑곡균 등 좋은 균들이 모여서 장이 맛있게 발효되게 된다. 사진 왼쪽은 도넛 모양의 메주이고, 오른쪽은 그 메주에 이로운 곰팡이가 꽃처럼 가득 핀 모양이다.
 
황토방에서 15일 정도 말린 후 가루를 내어 소금과 간장, 표고버섯가루 등과 반죽해 60일 정도 항아리에서 숙성시킨다. 이경자 대표는 어릴 적에 충남 공주에 사시던 할머니댁에 자주 놀러갔는데, 그 때 팥장을 자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걸 더듬어 세월이 흐른 지금 제대로 복원해 낸 것이다.
 
제대로 띄워진 팥장 메주가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거무스름하게 띄워진 이 팥장 메주가 수백년 전통의 우리 팥장의 주인공이다.
 


▲익어가는 팥장 장독을 살펴보고 있는 이경자 대표
 
팥장은 조선시대 실학자 박세당이 쓴 색경이라는 책에 소개가 돼 있고 그후 ‘규합총서’에도 장 담그는 법이 수록돼 있다고 한다. 이밖에 조선요리제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도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팥장은 최근에 새로 나온 비법이 아닌, 우리가 자칫하면 잊을 뻔했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팥장을 한 주먹 퍼올리는 이경자 대표
 
이렇게 보면 역시 우리 음식은 손맛이다. 팥장을 떠본 이경자 대표는 팥장이 참 잘 익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든 팥장을 활용해 팥막장, 팥고추장, 팥된장 등의 상품으로 만들어낸다.
  


 
홍주식품에서는 팥장 외에 다른 장류도 많이 만들어 낸다. 사진은 노랑콩 메주를 쑤면서 단호박을 넣어 함께 찌는 모습이다. 이렇게 하면 된장에서 감칠맛이 난다고 한다. 정말 된장에도 많은 정성과 레시피가 들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사진 오른쪽은 삶은 더덕을 말리는 과정이다. 더덕을 넣어서 된장을 만드는 것을 상상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홍주식품에서는 더덕을 넣어 만든 된장을 더덕 도라지장이라 부른다.
 


 
일반 된장용 메주가 발효되는 과정이다. 오른쪽 메주에는 하얀 곰팡이가 꽃처럼 피어나 있다. 모두 건강함의 표시다.
 


 
메주용 곰팡이가 화려하게 피었다. 그 어떤 꽃이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막 씻어낸 더덕(위)과 된장을 만들기 위해 으깬 메주(아래)
 
사진에서 보듯 된장에 더덕이 가득 들어 있다. 이렇게 만든 된장은 그냥 장류가 아니라 보양식 된장으로 불러주면 좋을 것 같다.
 


▲홍주식품에서 팥장으로 만든 청국장 
  


▲각종 요리에 첨가해 고소하고 감칠맛을 내게 해 주는 서리태 생가루 
 
이경자 대표는 농업인대학 수료, 농촌체험교육농장 이수, 슬로푸드 강사, 양식 및 한식 조리사 자격증 취득, 여성농업인 리더십아카데미 수료 등 뼛속까지 농업인이다. 앞으로 충남농업을 이끌어갈 미래의 농업신지식인이다. 거기다가 전통 먹거리 종자를 보호하고 종 다양성을 지켜나가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우리의 소둥한 음식문화유산을 찾아내 복원 유지하는 역할까지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경자 대표는 “앞으로도 홍주발효식품의 팥장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진정한 충청남도 대표 전통식품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또한 “우리 전통 장류, 많이 사랑해 주시고 아껴 주시고, 소중한 음식문화 전통의 명맥을 잇는 일도 우리의 중요한 의무이니만큼 그 관심을 다같이 공유하자.”는 당부의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홍주발효식품
-소재: 충남 홍성군 금마면 충서로1932번길 20 (대표 이경자)
-제품 문의: 041-634-1479, 010-3072-1275